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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스 게임 이야기/엘든링

[엘든링 클리어 후기] 엘든링 리뷰 및 평점

by 파나메라 2022. 5. 8.

플스5용 엘든링 구입 후 2개월 정도만에 엔딩을 보았다.

일상이 바쁜 직장인이기도 하고 스피드런을 지양하고 지역 구석구석을 탐험하는게 내 스타일이라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제작자들이 아주 오랜기간 고생해서 만들었고 유저도 오랫동안 기다려온 작품인데 딸랑 몇일만에 엔딩을 보면 그것만큼 허무맹랑한것도 없을꺼 같다~ 

유튜버들이야 영상 조회수 끌어드리려고 한시라도 빨리 클리어 영상 선점하려 하겠지만 일반 유저 입장에서는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나 싶다.

하지만 또 내가 2회차는 재탕은 안하는 성격이라 1회차를 최대한 오래 즐기는 타입이다. 

이미 루트를 다 알고 모든 적들을 상대해봤는데 또 반복 클리어 하는거는 너무 지루한 작업이고 신선함 없는 게임은 노가다 뿐이라고 생각한다.

암튼 거두절미 하고 엘든링 클리어 후 주관적인 평가를 내려 보겠다. 

초보 게이머가 아닌 소울류 망자의 입장에서 평가 하는것으로 장르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덜 편향된 평가가 될거같다. (다른 장르에서 넘어온 유저라면 어렵다고 평점 테러 할수 있기 때문..)

 

 

1) 그래픽 (7/10)

  프롬소프트 시리즈의 전통적인 약점인데 그래픽이 동시대 타 게임보다 확실히 퀄리티가 조금 떨어진다.

굳이 엘든링보다 1주일전에 출시한 호라이즌제로 : 포비든웨스트와 비교하지 않고도 1년 4개월 정도 먼저 출시한 소울류인 데몬즈소울 리메이크와 비교해봐도 꽤나 뒤쳐지는 편이다.

타 게임에 비해 전체적으로 색감이 흐리멍덩하고 뿌연 느낌이다.

예전부터 유독 다른거 보다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NPC들의 디테일도 다크소울3의 느낌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 

특유의 미동없이 무표정하게 말하는 모습들은 프롬소프트웨어 캐릭터들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그래픽 퀄리티는 아쉬운점이 많지만 세부효과 표현은 아름답게 표현된곳이 많았다. 

옛날 시대의 서구 건물들(성, 성당 등)과 동상의 세부적인 디자인을 보면 그 상상력과 디테일한 표현 능력이 감탄이 나올때가 많다. 

옛날 서구 건물들 디자인은 프롬소프트웨어를 따라올 회사가 없다고 생각한다. (스톰빌 성, 마법학원, 도읍 로데일 등등)

알터고원의 단풍이 든 색감이나 설원의 눈보라, 비바람 몰아치기 등 해당 그래픽 엔진으로 최대한 디테일한 배경과 효과를 표현했다.

게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낮, 오후, 밤을 모두 표현해냈다.

사실 그래픽은 일정 수준만 되고 재미가 훨씬 중요하다고 보지만 차세대 게임기로 구동한것 치고는 살짝 아쉬운거는 어쩔수 없다.

 

2) 게임플레이 (9/10)

 캐릭터 플레이는 다크소울3, 블러드본의 움직임, 인터페이스랑 거의 다를바가 없다.

근접캐릭터로만 플레이 해봤는데 무기 손맛도 전작들이랑 크게 다를게 없다.

입수할수 있는 무기와 마법 복장 종류도 엄청나게 많아서 플레이 방식과 코스튬 비쥬얼을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게임플레이에서 가장 큰 개선점은 이동의 편의성이다.

맵이 엄청 넓은 만큼 축복이라는 시작 체크포인트도 맵 여기저기 틈없이 존재한다. 

훨씬 방대해진 오픈월드임에도 불구하고 전작들보다 각 체크포인트 간 간격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전작들은 맵 조차도 제공되지 않아서 길찾기가 매우 어려웠고 먼길을 찾아가기가 힘들었다면 엘든링은 해당지역의 맵 지도를 입수하고 축복만 발견 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장소를 찾아갈수 있다.

미발견 지역도 손수 찾아가볼수 있게 맵에 오묘하게 힌트도 나타나있다. (구별된 설원, 봉인됨 감옥 등)

오픈월드라서 도입하게 된 편의지만 그동안 프롬 게임의 대표적인 불편함이었던 맵 미제공을 완벽하게 해결해주었다.

말(토렌트)을 타고 필드를 누빌수 있는데 드넓은 오픈월드의 필드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말의 기동력을 활용하여 필드 보스들을 치고 빠지기 하면서 공격하는것도 쏠쏠한 재미다.

높이가 매우 절벽은 말을 이용해서 한방에 점프할수 있는 지역도 존재해서 그 드넓은 필드들이 단순 맵 클릭 이동이 아닌 끊임없이 연결된 느낌을 준다.

 

 

 

3) 난이도 (6/10)

소울류의 꽃은 아이러니하게 공정하게 어려운 난이도다.

난이도 선택도 할수 없으며 초기 직업만 선택 가능할뿐 누구나 공정하게 0에서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무지막지하게 어렵기만 한 난이도가 아니라 보스 패턴 연구를 해서 파훼법을 찾거나 특정 지역에서 일반 몹을 잡으면서 레벨업 후에 보스를 상대하는 등 어떻게든 고수가 아니더라도 클리어 할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것이다.

궁리를 하고 파훼법을 찾아서 클리어 했을때의 쾌감이 소울류 매니아를 양산하는 가장 큰 요소이다.

하지만 엘든링은 초보 유저들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영체 소환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영체 소환 유무에 따라 난이도가 확 갈린다.

전작 다크소울, 블러드본도 일부 보스는 NPC의 도움을 받아 상대할수 있었지만 그런 장소는 제한적이었다.

엘든링에서 보스를 상대할때는 어느 보스를 막론하고 항상 영체를 소환할수 있는데 초보들 입장에서는 보스가 영체를 타겟으로 따라갈때 뒷꽁무니만 공격하면 무난히 클리어 할 수 있다.

반면 기존 소울류 매니아(망자)는 단신으로 보스 클리어 하는게 익숙하고 거기에 희열을 느끼는데 영체 소환으로 클리어 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희열이 많이 줄어든다. 

표면적으로 같은 말리니아 격파 트로피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누구는 전통적인 방식인 단신 근접으로 수백 트라이 해서 힘겹게 얻은 트로피고 누구는 영체 소환해서 보스 뒷꽁무니만 공격해서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다는거다.

보스 두마리를 한꺼번에 상대하는 경우도 있는데 (영웅의 가고일, 신의 살갗의 두명) 이 보스들은 단신으로 상대하기에는 너무 사악한 난이도다~ 어지간히 레벨 노가다를 하고 오지 않는 이상 보스의 크리티컬한 동시 공격을 막아내는건 매우 힘들다. 두마리 상대는 단순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짜증이 확 밀려올 정도로 사람 피말린다.

심지어 소울류 공략 전문 유튜버들도 영체 소환해서 클리어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전작에서 산전 수전 다 겪은 유저들일테고 자존심 상 엘든링도 단신으로만 클리어 공략법 보여주고 싶었을텐데 결국 항복할 정도면 제작사가 대놓고 무조건 신규 시스템인 영체 사용 하라고 강요 시키는거 같다.

보스 두마리 한꺼번에 등장을 남발하지 말고 전작들처럼 단신으로도 어떻게든 클리어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고 그것마저 극복이 안되는 유저들에게 제한적으로 영체를 보스전에 활용할수 있게 조절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추가로 마법 캐릭터를 사용하면 난이도가 크게 하락한다고 한다.

데몬즈소울이 근접 캐릭터 대비 마법을 활용하면 난이도가 매우 큰 폭으로 하락하는데 10년 지난 시스템이니까 난이도 조절의 세밀함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최신작인 이 문제점을 커버하지 못했다.

이런면에서 봤을때 세키로만큼 진검 승부 클리어를 좋아하는 망자들에게 최고의 게임은 없었던거 같다.

마법 난무 따위는 없으며 레벨업을 계속해도 스킬 포인트가 늘어날뿐 체력, 스태미나가 극대화 되는 시스템이니까..

세키로 배경 자체가 마법 난무가 어울리지 않는 사무라이 배경이긴 하지만 암튼 기존 소울류 특유의 근접 진검 승부에 매료되었던 매니아 입장에서는 실망감이 크다.

 

 

4) 재미 (8/10)

소울류에서 최초 도입한 방대한 오픈월드로서 가장 큰 재미 요소는 일직선 진행이 아닌 유저 선택에 따라 여기저기 탐험할 곳이 많다는것이다. 

엘든링은 메인 루트외에 수십개의 묘지나 동굴들이 존재한다.

묘지나 동굴에는 모두 미니 보스들이 있으며 클리어 했을때의 룬 보상이나 아이템 수집이 쏠쏠하다.

특히 묘지는 함정을 피해서 이동하는 방식이 과장 조금 보태자면 페르시아의 왕자나 툼레이더를 연상케 한다.

묘지, 동굴뿐만 아니라 봉인된 감옥, 필드에도 수많은 미니 보스들이 있으며 이들을 상대하는건 유저 선택이다.

다만 수십개의 탐험 지역이 존재하는 만큼 묘지나 동굴이 비슷한 느낌의 배경이 반복된다. 

특히 미니보스는 기존에 만났던 보스들이 이름만 바꿔서 재탕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묘지, 동굴은 탐험을 계속 할수록 식상함이 쌓였다.

프롬 게임중에서 엘든링이 몬스터 재탕이 압도적으로 많다.

수 많은 추가 미니 던전을 구현한 만큼 모두 색다른 적들을 도입하기엔 어려웠겠지만 조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보스의 퀄리티도 데미갓, 히든보스에 퀄리티를 몰빵한 느낌이고 그 외 보스들은 포스나 카리스마가 좀 많이 떨어졌다.

개발자의 센스 문제라기 보다는 방대한 스케일에 따른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전작들에 비해 많이 밝아졌다~ 게임 분위기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인데 프롬 특유의 다크한 중세시대 느낌이 많이 사라진건 사실이다.

여담으로 장르 특성상 보스들 상대할때는 너무 정신없이 싸우느라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감상할수가 없는데 인왕처럼 상대했던 적들 캐릭터 모델링을 상세하게 감상할수 있는 별도 시작 메뉴도 만들면 좋겠다.

 

 

총평 (8/10)

 

소울류 최초의 오픈월드를 구현 하였는데 기대보다 완성도도 높았다~ 눈에 보이는 구역은 대부분 갈수 있으며 이동의 편의를 위해 말 도입, 세이브포인트 대폭 확대등 맵이 방대해짐에 따른 불편함을 최소화 하려는 시도가 보였다.

다만 기존 소울류 매니아와 입문자들 타겟으로 두 방향성을 모두 잡으려 하다보니 단신으로 근접 싸움을 즐기던 기존 매니아들에게는 사악한 난이도를 선사하고 영체를 활용하는 초보자들은 오히려 싱겁게 트로피를 딸수 있는 등 난이도 조절에 아쉬움이 남는다.

다크소울, 블러드본처럼 DLC도 꼭 출시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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